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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디자인을 향한 디자이너들의 상상.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경제통상진흥원이 주관한 2009 인천국제디자인어워드(iida)의 수상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96개국 3,709개 작품이 응모하였으며, 제품에서 도시환경,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그린디자인과 일상을 주제로 다양한 디자인 제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 가운데 1차로 201개 작품을 선정했고, 이들 작품 가운데 총 6개 작품이 본상을 수상했다. 과연 올해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들은 무엇일지? 2009 인천국제디자인어워드의 수상작들은 다음과 같다.
1등상 열역학 쿨러(Thermodynamic Cooler)
로커스 제이콥(Rochus Jacob), 미국
가장 기초적인 냉각원리를 주방에 응용한 제품디자인이다. 디자이너 로커스 제이콥은 물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온도가 낮아지는 원리를 이용해, 전기 없이도 음식을 냉장할 수 있는 용기를 선보였다. 용기는 서로 겹쳐 쌓을 수도 있고, 식품 저장고나 냉장고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생활의 편의를 크게 양보하지 않고서도, 실내의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 쿨러는 겹쳐진 두 개의 원통 그릇으로 구성되어 있고, 두 개 그릇 사이의 공간은 폐기된 유리를 재활용하여 만든 유리 폼(glass foam)으로 채워져 있다. 본래는 모래를 사용하려 했으나, 유리 폼이 흡수속도가 빠르고 더 가볍기에 소재를 대체했다. 안쪽의 작은 점토 그릇은 뚜껑까지 젖은 천으로 싸여 있는데, 유리 폼을 적신 물이 증발하기 시작하면 열역학 법칙으로 내부 온도가 낮아지고, 해로운 미생물도 죽어, 내용물이 온전히 보존된다.”
냉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틀에 한 번 정도 물을 부어주면 되며, 물을 넣어야 하는 시기는 녹색 표시기가 나타내 준다. 이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디자이너 로커스 제이콥은 물리학과 교수들과 함께 디자인 과정을 진행했다고. 더불어 용기에 쓰인 소재들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충분히 ‘초록빛’ 디자인답다.
1등상 무라카미 의자(Murakami Chair)
로커스 제이콥, 미국
‘열역학 쿨러’와 함께 로커스 제이콥이 제안한 또 하나의 디자인이다. ‘무라카미 의자’는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가구이다. 흔들의자의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여, 의자에 편안히 앉아 의자에 결합된 독서등에 불을 밝히게 된다.
의자의 미끄럼 방지 장치에는 첨단 나노역학 기술이 적용되어 있고, 흔들거리는 동작으로 발생한 전기는 의자에 내장된 배터리에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된 전기가 바로 독서등의 에너지원이 되는 것. 전기의 생산 효율성이 중요한 만큼, 역시 전등의 에너지 소비 효율성 역시 중요할 것이다. 로커스 제이콥은 이를 위해 차세대 조명으로 각광받고 있는 OLED 기술에 주목했다. 더불어 OLED 특유의 평평함과 유연한 성질을 응용한 전등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OLED 광원 패널을 둥글게 구부리면, 전등갓 모양의 전등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일상의 자연스러운 행동이 에너지원이 되는 가구. 로커스 제이콥은 ‘무라카미 의자’의 차후 과제는 에너지 효율성을 더욱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 설명한다.
2등상 나무 고리 웹(The Tree Ring Web)
장 지안 & 마 리안 리안(Zhang Jian & Ma Lian Lian), 중국
나무로 만든 고리에서 출발한 디자인. 디자이너 장 지안과 마 리안 리안은 두루마리 휴지에 마치 나이테와 같은 무늬를 넣었다. 무심코 사용하는 휴지에 환경 보전의 메시지를 담은 것. 나무처럼 보이는 모습에 휴지를 절약하게 되고, 한편으로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제품의 생산비용을 증대하지 않으면서도 그린디자인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2등상 물절약 벽돌(Save Water Brick)
윤진영 & 권정웅,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낙엽의 양은 매년 20만 톤을 넘는다. 보통은 썩어 토양에 양분을 제공하게 되지만, 일부 낙엽들은 소각된다. 하지만 태우는 과정에서 때로 석유와 같은 자원이 쓰이기도 하고, 또 소각 시 대량의 이산화탄소도 발생한다. 말하자면 쓰레기를 없애기 위해 환경오염을 감수하는 것이다.
윤진영과 권정웅은 낙엽을 이용한 벽돌 디자인을 제안한다. 낙엽과 폐플라스틱을 결합해 만든 새로운 콘셉트의 디자인으로, 벽돌은 높은 흡수성을 지니고 있어, 물을 빨아들여 이를 지하의 물탱크에 저장할 수 있다. 수자원 관리는 물론 어마어마한 양의 낙엽과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디자인.
3등상 그린 라이프 스타일(Green Life Style)
박춘식, 대한민국
  
대부분의 수상작이 제품 부문에서 나온 데 반해, 3등상 수상작 ‘그린 라이프 스타일’은 커뮤니케이션 부문 작품이다. 디자이너 박춘식은 수상의 영예를 안은 디자인이다. 디자이너 박춘식은 회전하는 원 운동을 모티프로 삼아, 지구의 자전에서 우리의 일상 풍경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그린 라이프 스타일' 동영상 보기
3등상 로컬 플레이트(Local Plate)
데이비드 벨드캄프(David Veldkamp), 미국
미국 식약청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18%가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는 전자기기(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심지어 운송수단(17%)보다 높다. 디자이너 데이비드 벨드캄프는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전자기기 생산 및 운송수단과 관련해, 탄소발생량을 줄이려는 노력은 부단히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식품 생산과 관련해서는 어떠한가?”
벨드캄프는 ‘로컬 푸드’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한다.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료품으로만 식단을 차리면, 가공 및 포장, 운송 과정에 있어 4~10% 가량 온실 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그의 디자인 ‘로컬 플레이트’는 로컬 푸드의 장점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접시 위에 그려진 원형 그래프는, 로컬 푸드의 비중에 따라 억제되는 탄소량을 표시한다. 다양한 색상의 접시는 보는 즐거움과 함께 친환경 메시지를 간결하게 전달한다. 데이비드 벨드캄프는 이야기한다. “식사의 일부를 로컬 푸드로 바꾸는 일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는 일만큼이나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
3등상 풍선(Balloon)
바카르네 바르(Baccarne Bart) - 벨기에
바람으로 켜는 가로등. ‘풍선’은 풍력 기관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LED 가로등이다. 수직축을 지닌 터빈은 날개형인 기존의 풍력 발전기보다 조용하고 안전하다. 터빈을 작동하면 잔상효과 덕분에 마치 풍선 같은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풍선’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대형 다리에우스(Darrieus) 터빈 안에는 그보다 작은 사보니우스(Savonius) 터빈이 들어 있는데, 이는 다리에우스 터빈이 처음에는 스스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바람개비는 옥수수로부터 추출한 식물성 조직 PLA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프레그(biopreg) 소재로, 유리섬유 복합체 소재보다 값싸면서도 더 튼튼하고 가볍고 환경 친화적이다. 단단한 목재보다 세 배 가량 단단하고, 수분이나 화학물질, 자외선 등에 강해 야외 사용에 알맞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공모전의 심사는 줄리앙 드 스메, 카림 라시드, 저지 시모어, 마르틴 비데고르드 한손 & 볼레탐, <디자인붐> 편집장 비르지트 로만 등 해외 인사들과, 안상수, 이순종, 김주연, 이철배, 전흥수 등 국내 디자인계 인사 10인이 맡았다.
인천국제디자인어워드는 앞으로 본상 이외에, 전 세계 디자이너와 일반인들이 선정하는 ‘네티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온라인 심사는 10월 4일부터 11월 16일까지, <디자인붐>에서 진행된다. 한편 이번 공모전의 1차 당선작 201개 작품이 전시되는 ‘디자인 코리아 2009’ 내 ‘iida 2009관’에서는 현장을 방문한 ‘참관객 심사’도 진행된다. 이는 전시 기간인 12월 2일부터 8일까지 계속된다. [디자인붐] 2009 인천국제디자인어워드 본상 수상작 & 1차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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